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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를 사랑한

바쿠고 카츠키 × 미도리야 이즈쿠 × 토도로키 쇼토

W. vokon



*히어로 세계관X

*히로아카 잔혹동화 합작

*trigger warning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내겐 멍청한 소꿉친구가 하나 있었다. 미도리야 이즈쿠, 통칭 데쿠다. 멍청하고 찌질했고, 좀 착했다. 별 거 아닌 것에 대단하다는 소리를 연발하거나 멋지다는 말을 서스럼 없이 해댔다. 어쨌든 간에 죄다 잘난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 녀석이란 거다. 그 놈은 나를 좋아했다. 이성 간의 그런 건 모르겠는데 아무튼 좋아했다. 친구가 없었으니까. 나라도 제 친구라고 붙잡고 싶었던 걸 수도 있겠다. 중학교를 올라가서도 우리는 꽤 어울렸다. 있는 핍박은 있는대로 다 받으면서도 데쿠는 내 곁에 있었다. 그래, 이번에도 친구가 없었으니까. 데쿠 따위를 좋아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그걸로 나는 만족했다.


난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다른 노선을 타기 시작했다. 명문대니 대기업 취직이니 별 생각은 없었지만 공부는 일단 했다. 다만 어울리는 녀석들의 질이 나빠졌을 뿐. 데쿠와는 진작에 멀어진지 오래였다. 내 쪽에서 거리를 둔 게 맞을 거다. 나와 보내기엔 놈이 너무 착했던 것 같았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캇쨩! 또 담배!”

“저리 꺼져, 데쿠!”



내가 질 나쁜 녀석과 어울리는게 아니꼬왔던건지 뭔지 그 놈은 나를 개화시키려 들었다. 녀석을 무의식적으로 착하다 인정했던 나는 생각보다 놈의 잔소리에 익숙해 있었고 그걸 꽤 즐기고 있었다. 없으면 허전하긴 했으니. 관심받고 싶은 어린아이처럼 나는 데쿠 앞에서 온갖 말썽이란 말썽은 다 피워댔다. 녀석이 다니는 골목 근처에서 담배를 피운다던가, 놈의 공책을 가지고 장난감 마냥 논다던가. 유치한 짓은 혼자 다 했다. 그럴 때마다 데쿠는 담배 같이 나쁜 짓은 하지말라느니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라느니 세상 잔소리를 혼자 늘어놨다. 매번 욕을 먹고 나가떨어지는 주제에 끈기는 참으로 대단했다. 그러나 데쿠 자식이 그 짓꺼리를 관두는 순간은 왔다. 나 이외에 멀쩡한 친구가 생긴 탓이었다. 망할 반쪽이 자식이 전학왔던 게 화근이었다.



“캇쨩!”

“아, 또 뭐!"

“미도리야, 그만.”



데쿠가 또 한번 내게 잔소리를 퍼부으려 했을 때. 그 놈이 끼어들었다. 나와 데쿠 사이에서 나를 가로막고 데쿠를 제 뒤로 숨겼다. 쓸데없는 짓 안해도 돼. 가자. 그러고는 제멋대로 데쿠를 끌고 반을 나가버렸다. 어이가 없기도 했으며 우습기도 했다. 꼴에 왕자님 역할을 자처한 듯 싶었다. 아주 영화를 찍지 그러냐. 나는 비웃으며 콧방귀를 내뱉었다.


나와 데쿠. 그리고 토도로키. 우리는 같은 반이었다. 반푼이 놈이 전학 온 건 한달 전으로 기억한다. 전학 오기 전부터 놈은 얼굴이 반반하다, 집안이 굉장하다더라 같은 소문이 돌았었다. 그건 곧 현실로 이루어졌다. 전학을 오자마자 아주 인기를 대놓고 몸에 쳐바른 듯 다녔다. 뭐 딱히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 놈의 관심이 데쿠에게로 옮겨간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둘이 급격하게 친해진 계기따위는 모른다.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데쿠 옆에는 반푼이 놈이 있었던 거다. 좋게 말하면 좀 신경 쓰였고, 나쁘게 말하면 좆같았다. 같잖은 자존심과 질투였을 것이다. 그 때의 나는 그걸 몰랐다. 자존감과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던 나는 반푼이 놈과 실실 쪼개는 데쿠가 거슬렸다. 그놈의 한낱 기분 때문에.


내 주위에는 데쿠를 반찬 삼아 헛소리를 지껄이는 놈들이 있었다. 저와 같은 물건이 달린 남자에게 욕정하는 미친 놈들. 나는 그들을 이용하기로 했다. 내 뒤쪽에서 데쿠에 대한 외설스런 농담을 일삼는 놈들에게 나는 다가갔다.



“야.”

“어, 어?! 아, 미안! 우리가 너무 시끄러웠나?”

“됐고. 여기 좀 와봐.”



못된 생각이었다. 그것이 이 모든 일의 시초라는 걸 모르고.




*




“야, 데쿠.”

“어? 아, 캇쨩?”

“..끝나고 좀 남아라.”



내 말에 데쿠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으나 은근히 반가운 듯한 얼굴을 보였다. 아주 좋댄다. 나는 이번에도 어이없는 콧방귀를 꼈다. 전례없는 폭풍전야였다.


방과 후는 빠르게 다가왔다. 학생들이 빠져나가고 데쿠와 나만이 교실에 남았다. 반푼이 새끼는 먼저 돌아갔다고 했다. 나는 교실문이 잠겼다는 걸 눈짓으로 확인하곤 놈 앞으로 다가갔다. 데쿠는 내가 한발자국 다가갈 때마다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나려 했다. 가만 있어. 내 말에 데쿠는 얼어붙었고 난 녀석의 눈 앞에 섰다. 더욱 거리를 좁히자 책상에 가로막힌 데쿠가 눈을 질끈 감았다. 키스할 것처럼 다가가 나는 녀석을 밀어버렸다. 의자와 함께 큰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진 데쿠가 나를 놀란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이거였다. 우리 사이는 이래야만 했다. 너는 나만을 올려다봐야 했고, 나는 널 내려다 봐야했다. 캇쨩, 하고 날 부르는 목소리에 작은 불씨가 담겨 있었다. 난 네 목소리에 허, 하며 웃었고 넌 시선을 바닥으로 옮기며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데쿠의 한숨은 꺼진 불씨였다. 나는 그것조차 마음에 들지 않아 옆의 책상을 발로 차 넘어트렸다.



“야.”

“…”

“뭘 기대했냐?”

“…”

“웃기는 새끼네, 너.”

“캇쨩..”



아아. 완벽한 카타르시스였다. 일그러진 그 표정이, 커진 동공이. 한 쪽 입꼬리만 올려 웃는 날 바라보는 네 눈에 나는 드디어 만족했다. 신난 듯한 웃음을 짓는 날 보고 데쿠는 기막히다는 얼굴을 했다. 그 상태로 뒤돌아 나는 교실문을 열었다. 야, 들어와. 그제야 이용가치가 생긴 패거리들이 교실로 들어왔다. 내가 턱으로 데쿠를 가리키자 패거리들 중 몇 명이 놈의 양팔을 붙잡으려 달려들었다. 제 몸을 일으키려던 손이 속수무책으로 붙잡혔다. 데쿠는 놀란 눈을 했지만 냉정을 잃진 않았다. 그게 더 가학심을 불러일으켰다. 적어도 그 때의 나에게는.



“뭐하는 짓이야, 캇쨩.“

“보면 모르냐? 네놈 사용가치를 올려주려는거 아냐.”

“..이거 놔.”

“왜. 이번 생은 별로냐? 그럼 옥상에서 뛰어내려 보던가. 다음 생은 좀 괜찮지 않겠냐?”

“와 미친. 대박이야, 카츠키.”

“하하하, 그 말은 좀 심했다!”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교실을 나섰고, 데쿠의 허리가 무너지는 게 마지막 프레임이었다. 나중에 들리는 말론 따먹었다던가 어쨌다던가. 아무튼 천박한 대사를 지껄이는 놈들에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도마 위에 데쿠가 올라가 있든 어쨌든. 알바 아니었다. 녀석에겐 토도로키라는 왕자님이 있지 않았나. 알아서 해주겠지. 날카롭게 뻗어나간 생각은 멈출 줄을 몰랐다. 악역을 자처해 줄 테니 영화라도 한 편 찍어보라는 심보였다고 치부했다. 닫힌 문 너머로 데쿠의 괴로운 비명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




그 이후로 질 나쁜 녀석들의 불쾌한 영웅담 같은 경험담은 계속 있었다. 주된 목표이자 희생양은 데쿠였고 나는 항상 외면했다. 왕자님이면 왕자님 답게 구하러 올 거 아니겠냐며. 내 알 바 아니었다.




*




옥상의 공기는 나름 맑았다. 후덥지근한 늦여름이라 해도 먼지가 가라앉은 아래와는 달랐으니까. 미도리야는 숨을 크게 한 번 내쉬고는 조심스레 철창을 넘어 난간 위에 섰다. 약한 바람에 눈이 따끔거렸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에도 용기는 필요했다. 좀 더 참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과 스스로 삶을 끝낼 각오 같은 것들. 허나 자신이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을 했을 때에 더는 견디기 힘들어졌다. 발 밑은 깊었다. 애매하게 부상을 남기진 않을 것이다. 진짜로 죽을 수 있을 거란 뜻이다. 철창을 잡은 손을 놓기 직전, 갑자기 옥상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미도리야는 뒤를 돌아보았다. 토도로키 쇼토. 소중한 사람이란 건 변함없지만 제가 바라던 그 사람은 아니었다. 미도리야는 울컥하는 느낌에 눈을 찌푸렸다. 입술도 따라 짓이겨졌다. 옥상의 끝에 선 미도리야와 문 앞에 선 토도로키는 모든 맥락과 상황을 이해했다. 젠장할. 토도로키는 한 발 늦은 저 자신을 저주하며 미도리야에게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홀로 흘렸을까. 코끝이 찡했다. 미도리야를 부르는 토도로키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미도리야.”

“…토도로키 군.”



토도로키의 붉어진 눈가에도 미도리야는 웃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걸로도 충분했다. 그날 일을 토도로키는 뒤늦게 알은 듯 했다. 당연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니. 무언갈 숨기는 저를 알아챈 토도로키는 그 날 일을 직접적으로 제게 따져묻지 않았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알았으니까. 그만큼 상냥한 사람이었으니까. 차라리 너를 좋아했다면 나는 좀더 행복할텐데. 미도리야는 쓰게 웃었다. 말라가는 입안이 익숙했다. 감사인사를 해야할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해야할까. 대책없이 토도로키를 불렀지만 할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있잖아.”

“…”

“아, 아니다. 그냥..”

“..미도리야.”

“하하. 복받았네, 나. 토도로키 군이 울어주고.”

“내려와.”

“…”

“제발.”



버틸 수도 있었을텐데, 조금 더 버텨볼 수도 있었을텐데. 나를 저렇게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다. 죽으면 정말로 모든 게 끝이라고. 그런 미련들이 남기는 했다. 그런데도 네가 없어서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미도리야는 깨달았다. 저는 구제불능이었다고. 미도리야는 철창을 잡은 손에 힘을 꽉 한 번 쥐었다 놓았다. 이제, 이게 마지막이다. 몇 초 안 되는 사이에 누군가를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와 허공을 가르는 미미한 소리가 뒤엉켜 사라졌다.




*




데쿠가 죽었다.




*




데쿠 녀석의 장례식에는 가지 않았다. 아니, 가지 못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놈은 나 때문에 죽었고,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이건 명백한 사실이었으니까. 그 날, 내가 녀석을 버려두고 떠난 그 날부터. 유서 하나 없이 떠났다고 했다. 엄마와 아빠는 데쿠의 엄마를 도와 장례를 치룬다며 며칠 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휑하니 빈 집에서 나는 담배를 폈다. 필터를 짓이길 때 터지는 캡슐의 민트향도 좋지가 않았다. 씨발. 낮게 읊조린 욕이 초졸하게 흩어졌다. 잘난 듯이 데쿠를 바닥으로 밀어버릴 때 느꼈던 건 유쾌한 쾌감이 아니라 지독한 죄책감과 저에 대한 혐오감이었다. 그 단순한 걸 나는 착각했다. 질긴 장마에 눅눅해진 몸이 징그러웠다. 눈 앞에 죽은 네가 썩어빠진 몸뚱아리를 들고 나타날 듯한 기분이었다. 담배를 몇 개피 피웠는지도 모를 즈음 나는 너를 잊기 시작했다.


데쿠의 뼈는 화장되어 보관된다고 했다. 먼저 가버린 자식의 뼈는 보관해두는 것이 아니라 했지만 데쿠의 엄마는 완고했다더라. 납골당 한 편에 안치된 데쿠의 뼈 앞에서 또 다시 울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어렴풋이 예상되었다. 너는 피도 눈물도 없냐는 엄마의 말에 난 입을 다물었다. 입안에 아직까지 쓴 담배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




데쿠의 장례식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됐을 즈음 비가 내렸다.



“아, 우산 없는데.”



학생 모두가 돌아가고 난 뒤의 교정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건 꽤나 싸늘한 느낌이었다. 나는 솔직히 비를맞고 뛰어간 적이 없다. 매번 데쿠가 내 우산부터 챙겨줬기 때문이다. 녀석의 죽음이 새삼 실감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봤다 죽어버린 자식이니. 내 잘못을 밝히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저는 잘못이 없다. 그렇게 제멋대로 결론지었다. 교문 앞에서 내리는 비를 멍하니 쳐다보다 그냥 뛰어가기로 결졍했다. 바깥의 비를 가늠하는 도중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돌아보자 반푼이 놈이 서 있었다.



“넌 뭐냐.”

“..미친 새끼.”

“왜 시비냐? 반푼이 새끼ㄱ..!”



제 쪽으로 날아드는 주먹을 시작으로 비 오는 운동장에서 두 사람이 사납게 엉키기 시작했다. 둘다 영문을 모르고 싸우는 건 아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상대의 얼굴과 온 몸을 걷어차고 주먹질 해댔다. 둘은 제 뺨이 돌아가는 것도 어느 팔이나 다리 한쪽이 뒤틀리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서로를 물어 뜯었다. 비가 내리는 운동장은 질척했다. 옷에 흙이 묻는 것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느새 옷과 얼굴은 흙에, 비에 젖어갔다. 언뜻 토도로키의 눈에 눈물이 맺힌 것도 같았다. 입 안 어디 한 군데가 찢어졌는지 피 맛이 났다. 바닥으로 밀쳐진 제 멱살을 잡은 토도로키가 소리졌다.



“너 같은 걸, 대체 너 따위를 왜..!”

“미친, 이거 안 놔!?”



주먹에 쳐맞은 얼굴이나 운동장의 돌에 긁힌 상처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멱살을 잡아챈 반푼이 놈은 울었다. 그 모습에 진이 빠졌다. 결국 네놈도 왕자는 못 된 거다. 지랄은.. 멱살을 잡은 손을 툭 털어내자 쉽게 떨어졌다. 젖은 운동장에 대자로 뻗은 한 사람의 실루엣과 주저 앉은 한 사람의 실루엣이 있었다. 토도로키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그런 놈이 할 말은 해야겠다는 듯 절 봤다.



“야.”

“…”

“미도리야는 너 때문에 죽었어.”

“…”

“..너 같은 놈을 좋아해서 죽은 거야.”



아무런 대꾸도 못헀다. 확인사살 당한 거나 마찬가지다. 왕자는 아니어도, 반푼이 놈은 데쿠의 난쟁이 정도는 됐을 거다. 바쿠고는 제 젖은 얼굴을 세게 잡아내렸다. 분명 이 동화의 왕자가 자신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헛된 상상이었다는 걸 깨달은 건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다. 미친새끼. 또라이 같은 놈. 저는 난쟁이보다 못한 자식이었다. 사냥꾼보다도 못했다. 여왕쯤 됐을까. 여왕과 같은 결말이었으면 괜찮았을까. 이래서야 사과도 속죄도 못하는 거다. 정녕 미친 새끼는 자신이 맞았다. 그걸 이제야 아는 멍청한 자식은 나였다. 그제서야 눈물이 났다.  


돌아오라고 빌어도 소용 없다는 걸 안다. 이 긴 서사시의 막은 데쿠의 죽음으로 끝이 났고,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채 나는 무대 뒷편으로 돌아가야 했다.



-

장편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단편으로 다 떄려박으니 내용 1도 모르겟...ㅋㅋㅋ

합작 열어주신 핀님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 글은 이쪽으로!!>> circlerim.wixsite.com/heroacagr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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